- 조세재정연구원 분석, 13조 5,200억원 투입에 5조 8,600억원 순소비 유발 효과 확인

지난해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소비쿠폰 1,000원 집행당 소상공인 매출이 433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현금성 재정사업의 소비 유발 효과인 1,000원당 0~300원보다 높은 수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7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데이터로 검증하다' 세미나를 열어 이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행정안전부 용역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5개월간 진행됐다. 연구진은 국내 주요 6개 카드사인 신한·삼성·현대·KB국민·BC·하나카드의 가맹점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해 전체 신용카드 결제액의 74.23%에 해당하는 표본을 구축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3조 5,200억 원 규모로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역 소상공인 매출을 5조 8,600억 원가량 끌어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쿠폰 지급액 1,000원당 소상공인 매출이 평균 433원 증가했다는 의미로, 소비 순효과가 1원당 0.433에 달했다. 장우현 조세재정연구원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은 "기존 해외 연구에서 현금성 이전지출 효과는 1원당 0.20~0.33 수준에 머물렀다"며 "지난해 소비쿠폰 정책은 상대적으로 높은 소비 유발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통상 정부가 현금을 소비자에게 지급하면 소비 증가가 크지 않다는 것이 경제학계의 일반적 분석이다. 소비자가 원래 구매하려던 상품을 정부 지원금으로 대신 사는 '소비 대체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소비쿠폰은 정교한 정책 설계를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는 분석이다. 소비쿠폰은 대형마트·백화점·온라인쇼핑몰 사용을 제한하고 지역 소상공인 가맹점 중심으로 이용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사용 기한을 설정해 단기간 내 소비를 유도했다.
또한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원금을 지급하는 하후상박 구조도 높은 소비 효과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연구 결과 소비쿠폰의 34.7%가 실제 소비로 전환됐으나, 취약계층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해당 비율이 72.6%로 2배 이상 높아졌다. 전국 252개 시군구 중 소상공인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대구 달성군(4.3%)이었으며, 서울 지역에서는 도봉구(3.6%)·은평구(3.59%)·노원구(3.55%)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분석에서는 기타상품전문소매업이 매출 증가분의 13.1%로 1위를 차지했고, 음식점업(11.3%)·종합소매업(8.7%)·무점포소매업(8.5%) 순으로 집계됐다. 음식점·소매·의료·생활서비스 등 대면 소비와 필수재 업종이 소비 효과를 주도했으며, 소상공인과 지역경제에 귀착되는 이전지출·소비전환효과가 명확히 확인됐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소비쿠폰에 투입된 13조 5,200억 원을 관련 세수로 회수하는 데 약 25년 10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약 26년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내구연한과 유사한 수준이나, SOC는 내구연한 종료 후 재투자가 필요한 반면 소비쿠폰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재정 자동회복'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45만 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1차로 지급했으며, 이후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에게 10만 원을 추가 지급했다. 장 소장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차등의 정도"라며 "향후 정책에서는 단순한 지급 여부보다 대상·금액·사용처·기한의 조합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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